
◆ 책 소개
포스트 코로나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라!
코로나 팬데믹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구조적 통찰과 대응 전략을 제시한다
이 책은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2020년 초부터 2021년 중반까지 팬데믹의 구조적 원인을 자연과학적으로만 한정하지 않고 사회과학적 성찰과 탐구를 기반으로 설명하고 사회 각 부문에 가져올 결과를 예측하며 앞으로 맞이하게 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한 대응 전략을 제시한다.
코로나 팬데믹은 20세기 산업화 이후 100여 년 현대사의 역사적 대사건이다
코로나 팬데믹은 현대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엄청난 대변동을 가져왔다. 과거의 그 어떤 바이러스보다 강력한 전염력을 보이며 발생 후 불과 반년도 지나지 않아 전 세계로 빠르게 퍼져나가 정치, 경영과 경제, 사회, 문화, 그리고 조직경영 등 모든 분야에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켰다. 전 세계에 걸쳐 시민들의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은 물론이고 교육기관과 행정기관도 일시에 마비될 정도로 심층적이고 폭넓은 사회 변화가 일어났다.
우선 정치적으로는 세계화 이데올로기의 지향점이 근본적으로 재검토되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반 신자유주의와 탈세계화가 국가 간 차이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그리고 사회 모든 분야로 빠르게 퍼졌고 각국 정부의 권한이 이전보다 강화됐고 중요해졌다. 경영과 경제 분야에서는 비대면 경제가 본격화되면서 상호작용이 전면적 디지털화가 진행됐다. 강제 디지털 전환이 이루어진 것이다. 또한 글로벌 경제의 헤게모니가 100여 년 전 등장했던 양적 효율성 극대화 중심의 거대 기업에서 창업한 지 20년도 안 되는 아마존, 구글, 테슬라,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의 디지털 기업으로 옮겨갔다. 사회 분야에서는 혈연공동체의 범위에 대한 인식이 근본적으로 재규정되고 있다. 가족의 범위가 직계가족 중심으로 바뀌었다. 재택근무 확대로 주거지가 여가, 생산, 소비 기능을 함께 수행하는 복합적 공간으로 활용되면서 주거의 개념과 형태가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또한 미디어 부문에서는 콘텐츠 소비의 양적 패턴을 바꾸고 있다.
그럼 왜 코로나 팬데믹은 과거의 팬데믹들과는 달리 전 세계적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전 인류에게 영향을 미친 것이며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는가? 그 답을 찾아가려면 의료통계나 자연과학적 분석만이 아닌 본질을 통찰하는 사회구조적 분석이 필요하다. 1980년대 중후반에 시작돼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전 세계를 경계 없는 하나의 완전 경쟁시장으로 만드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가 진행됐고 거기에 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디지털 기술의 급발전이 가세하면서 전대미문의 초연결사회가 됐기 때문이다. 세계화를 통한 지역 간 연결망의 강화는 인류에게 새로운 기회와 번영을 제공했지만 동시에 바이러스가 침투하고 확산될 수 있는 경로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시킨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도 팬데믹과 같은 글로벌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항시 존재한다는 것이다. 교류와 연결의 긍정적 측면을 계속 유지하면서도 이런 상시 위기 가능성에 대비할 수 있는 ‘포스트 코로나 패러다임’의 구축이 시급하다.
코로나 팬데믹의 본질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대응 전략을 짜야 한다
코로나 팬데믹은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산물이자 탈세계화의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모순적 양면성을 극복해야만 코로나19 위기를 넘어서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나아갈 수 있다. 하버드대학교의 경제학자 대니 로드릭D. Rodrik 교수는 세계화가 고도화될수록 탈세계화가 강화되는 이런 역설적 현상을 ‘세계화의 3중 딜레마Globalization Trilemma’로 설명한다. 즉 현대사회를 특징짓는 경제적 세계화, 정치적 민주주의, 국가 중심주의가 동시에 모두 공존할 수는 없고 두 가지씩만 양립 가능하다는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기업들은 세계화와 탈세계화의 상충하는 가치들을 동시에 추구하는 경영활동을 수행해야만 한다. 따라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기업의 운명은 이 같은 모순적 상황에 대응하는 ‘패러독스 경영Paradox Management’의 성패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포스트 코로나라는 불연속 시대에는 기존 조직이나 사회 시스템의 개선적 변화가 아니라 패러다임 자체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기업 경영, 조직 운영, 국가 운영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 저자 소개
신동엽
미국 예일대학교에서 조직이론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매니지먼트 분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 관심사는 경영과 경제의 역사적 패러다임 전환,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 초경쟁 환경과 무경계 상시 창조적 혁신, 미래 사회와 조직, 제도 설계와 변화, 문화예술 창조성 등이다. 주요 기업들의 사외이사와 CEO 자문을 맡아왔고 한국인사조직학회장과 서울스프링국제실내악축제 조직위원장을 역임했다. 세계적 조직경영 학술지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Organization Science』와 대표적 문화예술 학술지 『Poetics』 등 국내외 주요 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게재했다.
주요 저서로는 『창조성의 원천: 예술가는 어떻게 사고하나』 『4차 산업혁명이 바꿀 일과 경영』 등이 있다.
정대훈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동대학원에서 조직이론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국립 강릉원주대학교 경영학과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로 기업, 대학, 의료기관 등을 대상으로 조직의 변화와 혁신을 연구하여 『Asian Business & Management』 『Asia Pacific Business Review』 『인사조직연구』 『경영학연구』 등 여러 국내외 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게재했으며, 주요 기업들과 함께 다수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주요 저서로는 『한눈에 보는 경영학』이 있다.
◆ 목차
감사의 글
머리말 100년 만의 역사적 대변동이 시작됐다
1장 코로나 팬데믹의 원인은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이다
1. 코로나 팬데믹은 연결과 단절의 딜레마이다
팬데믹이라는 명칭의 핵심은 세계화와 초연결이다 / 팬데믹은 세계화 체제가 지속되는 한 계속될 것이다
2. 세계화의 역할과 양면성이 낱낱이 드러나다
팬데믹은 세계화의 산물이자 탈세계화의 원인이 됐다 / 세계화의 3중 딜레마와 패러독스를 극복해야 한다 / 팬데믹은 세계화의 흐름을 멈춰 세울 것인가 / 세계화와 탈세계화가 혼재될 수밖에 없다 / 선택과 집중형 경영의 시대는 끝났다
3. 환경변화로 역량 파괴와 강화의 기로에 서다
불연속적 환경변화 시대의 생존 조건은 무엇인가 / 팬데믹은 기회의 변곡점인가, 위기의 임계점인가 / 팬데믹은 전 분야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시켰다
4. ‘인류 멈춤’은 세상을 어떻게 바꾸었는가
정부의 권한이 이전보다 강화됐고 중요해졌다 / 가족의 범위가 직계가족 중심으로 바뀌었다 / 콘텐츠 소비의 양적 패턴이 바뀌었고 늘었다 / 집합 대량교육에서 온라인 원격교육으로 바뀌었다
2장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기업 경영은 어떻게 바뀌는가
1. 포스트 코로나 경영 패러다임을 빨리 찾아라
불연속적 환경변화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라 / 유통산업에서 비대면 채널이 유통 구조의 중심이 됐다 / 무경계 상시 창조적 혁신 경쟁이 벌어진다
2. 기업 경영의 패러다임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새로운 전략적 당면 과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 경쟁우위를 위해서는 세 가지 전략적 역량이 필요하다 / 제로베이스에서 획기적 신성장 비전을 수립해야 한다
3. 디지털 전환과 신뢰와 순발력의 삼두마차를 끌어라
비대면 경영은 조직 전반의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한다 / 도요타는 비대면 경영과 디지털 전환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4. 팬데믹과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고객이 중심이다
개선 집착증과 핵심 경직성의 함정에서 벗어나야 한다 / 나이키는 디지털 전환에서 경쟁자들과 무엇이 달랐는가
3장 포스트 코로나 시대 조직은 어떻게 바뀌는가
1. 느슨하게 연결하고 합리적인 비효율성을 추구하라
현대 조직은 대량생산-대량소비의 산업사회를 만들었다 / 느슨한 연결구조가 새로운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 느슨한 연결구조는 의도적인 합리적 비효율성이다
2. 고신뢰 조직의 8가지 위기 대응 시스템을 갖춰라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 / 일단 행동한 후 계속 수정 보완하라 / 먼저 대응한 후 유연하게 바꿔라 / 단순명료한 접근법을 경계하라 / 계속 시뮬레이션하고 개선하라 / 즉흥적 순발력을 발휘하라 / 잉여와 느슨함을 확보하라 / 상황별 전문가가 주도하게 하라
4장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국가는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1. 한국은 어떻게 코로나19 대응에 성공했는가
고신뢰 조직형 팬데믹 대응 시스템이 필요하다 / 질병관리청 중심의 공식 대응 시스템이 필요하다 / 대구시의사회 코로나19 대책본부의 대응이 효과적이었다 / 정치적 요인과 관련 기관 간 역할 혼선이 혼란을 가져왔다
2. 독일은 어떻게 코로나19 대응에 성공했는가
독일 정부가 전문성에 기반해 정책을 펼쳤다 / 고신뢰 조직의 특성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3. 세계 주요국들은 어떻게 코로나19 대응을 했는가
중국은 권위주의적 폐쇄성의 한계를 드러냈다 / 일본은 관료주의적 경직성의 한계를 드러냈다 / 미국은 특유 정치구조의 한계를 드러냈다 / 영국은 자만과 성공의 덫에 빠져 한계를 드러냈다 / 대만은 초기 성공에 자만해 회복탄력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맺음말 ‘포스트 코로나 패러다임’을 찾아서
미주
◆ 추천사
국내외를 막론하고 코로나19에 대한 단연 최고의 명저이다. 이 책은 코로나 팬데믹의 원인과 해법을 다각적이고 심층적이며 그리고 실천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특히 세계화의 양면성에 대한 필자들의 혜안은 절로 감탄을 자아낸다. 100년 만의 글로벌 대재앙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모든 사람이 읽어야 할 필독서이다.다.
-박영렬, 한국경영학회장
이 책은 경영학자들이 집필했지만 사회학의 최근 발전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의 핵심 원인으로 경계를 초월하는 연결구조로 설명하는 접근법은 사회 네트워크 분석을 중심으로 한 최근 구조주의 사회학의 정수를 꿰뚫는 놀라운 통찰력이다.
-한준, 한국사회학회장
수많은 코로나19 관련 저술 중 이론과 실천 간 균형의 관점에서 단연 가장 탁월한 책이다. 난해한 최신 사회이론들을 핵심 메시지 중심으로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코로나 팬데믹의 본질을 쉽고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고 대응 전략들도 매우 합리적이고 혁신적이다.
-김재구, 한국인사조직학회장
◆ 본문 중에서
팬데믹의 핵심은 경계를 넘어서는 연결이다. 무서운 감염력과 사망률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 오지의 엔데믹endemic, 즉 풍토병에 머물러 온 에볼라 바이러스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어떤 바이러스가 팬데믹으로 발전하려면 전 세계 모든 지역으로 확산되기 쉬운 글로벌 연결구조의 허브, 즉 연결망이 집중된 중심부와 연결돼야 한다. 세계화에 따른 지역과 국가 간 연결의 증가가 코로나 팬데믹의 핵심 본질이라면 그 확산의 통로가 된 연결구조의 특성과 위치에 대한 이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것은 자연과학적 이슈가 아니라 사회구조의 문제이다.
-p. 22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는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이 모두 존재하는 모순과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자명하다. 그런데 정치경제 이념인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에 대한 비판자들도 전혀 예상치 못했던 부작용이 바로 코로나 팬데믹이다. 뒤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코로나19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가 없었다면 팬데믹으로 확산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국가나 기업을 막론하고 코로나19에 대한 대응 전략은 반드시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모순과 양면성을 고려해야만 한다. 바람직한 코로나 팬데믹 대응 전략의 수립을 위해서는 먼저 팬데믹의 본질과 세계화와의 관계를 정확히 이해하고 또 인류사를 통해 끊임없이 시도됐던 세계화의 역사와 그 양면성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pp. 32~33
하버드대학교의 경제학자 대니 로드릭D. Rodrik 교수는 세계화가 고도화될수록 탈세계화가 강화되는 이런 역설적 현상을 ‘세계화의 3중 딜레마Globalization Trilemma’로 설명한다. 즉 현대사회를 특징짓는 ‘경제적 세계화Economic Globalization’ ‘정치적 민주주의Political Democracy’ ‘국가중심주의National Sovereignty’가 동시에 모두 공존할 수는 없고 두 가지씩만 양립 가능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국가의 통치권과 민주주의는 세계화가 약화됐을 때 양립할 수 있다. 반면 국가의 통치권이 강화되고 세계화도 동시에 심화되기 위해서는 민주주의가 약화돼야 한다. 그리고 민주주의와 세계화가 동시에 발전하려면 국가의 통치권이 약화돼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세 요소 중 두 가지만 선택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p. 41
최근 글로벌 선도기업들 사이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패러독스 경영은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고 나머지를 포기하는 ‘선택과 집중’형 경영과는 상반되는 논리이다. 일반적으로는 양립할 수 없는 두 가지 목적 모두를 창조적 혁신으로 동시 극대화하려는 시도를 말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세계화와 탈세계화 간 긴장 관계는 두 가지 모두 나름의 중요한 가치를 가진 상호모순적 대안 간 패러독스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세계화와 탈세계화 간 패러독스를 푸는 열쇠는 세계화의 긍정적 순기능을 극대화하면서 부정적 역기능을 극소화하는 혁신적 대안을 찾는 데 있다.
-p. 50
코로나 팬데믹은 전 세계를 강타하며 많은 것을 바꾸어놓았다. 치 명적인 감염병의 글로벌 확산은 파국을 떠올리게 했다. 한순간에 사회 모든 부문을 ‘일단정지’로 세워버리고 말았다. 국회미래연구 원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주거와 이동 등에서 다수의 이머징 이슈 가 발생하고 변화를 맞이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예컨대 일 단정지라고 말한 것처럼 ‘앤스로포즈Anthropause’ 현상이 발생하였 고 전 세계가 이를 생생하게 지켜보았다. 인류를 뜻한 앤스로Anthro 와 멈춤의 의미인 포즈pause를 조합한 이 말은 ‘인류 멈춤’이라는 뜻이다. 코로나가 확산되자 거리는 텅 비었고 필수 인력과 부문을 제외하고는 멈추고 말았다. 앤스프로즈나 일단정지는 코로나 팬데 믹을 겪는 우리 일상을 압축해서 보여준다.
-p. 69
유통업계는 코로나 팬데믹과 4차 산업혁명이 결합하는 최전선의 접점으로서 모든 경계를 초월한 무한경쟁과 전방위적인 상시 창조적 혁신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유통산업의 미래는 그 누구도 자신 있게 예측할 수 없다. 이런 무경계 상시 창조적 혁신 경쟁의 결과에 따라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이다. 다만 다음 몇 가지는 현재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추세로 보인다. 이런 추세의 대부분은 온라인 유통의 장점에 더하여 오프라인 유통의 ‘즉시성’과 ‘현장성’을 융복합하는 새로운 유통 형태들이다. 알리바바의 윌리엄 자오W. Zhao 시니어 디렉터는 “미래 유통업에서는 온·오프라인 융합으로 좀 더 다차원적인 쇼핑 경험이 생성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이런 측면에서 코로나19가 새로운 사업 기회와 신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p. 110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으로 기업의 경영환경이 불연속적으로 변화하고 또 코로나19 발생 직전부터 빠르게 발전하던 4차 산업혁명과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이런 전통적인 전략적 역량의 상당 부분이 그 가치를 상실하였다. 이제 기업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합한 새로운 경쟁우위를 긴급하게 찾는 상황이다. 필자들은 이런 상황에서 필요한 전략적 역량으로 세 가지를 제안한다. ‘행동 편향적 전략적 민첩성’ ‘양손잡이 조직 역량’ ‘생태계 수준 가치 재조합 네트워킹 역량’이다. 그런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핵심 전략적 역량에 디지털 전환을 포함하지 않았다. 디지털 전환이 중요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이제는 그 어떤 기업이나 개인도 디지털 전환 없이는 경쟁우위는 엄두도 낼 수 없는 공통의 필수 하부구조가 되었기 때문이다.
-p. 128
진정한 비대면 경영은 기업 내부 프로세스의 비대면화에 좁게 초점을 맞추어 대면접촉 대신 디지털 접촉으로 기존에 해오던 일들을 그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속한 전체 경제환경의 비대면화를 전제로 모든 경영 행위와 시스템을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할 것을 요구한다. 기업들은 기존에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공급하던 방식, 고객들의 수요를 충족시켰던 경험, 그리고 무엇보다 조직과 구성원들을 경영하고 관리해온 노하우 등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 새로운 비대면 경제환경에 적합하게 완전히 바꾸지 않으면 단순히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기술만 도입한다고 해서 비대면 경영에 성공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비대면 경제는 대면 경제와 전혀 다른 새로운 고객가치 창출의 가능성을 제시하므로 비대면 환경을 전제로 고객들의 궁극적 수요를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하는 것이 비대면 경영의 출발이다. 새로운 환경에서 고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이해해야 비대면 경제에 적합한 상품과 서비스의 미래 모습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p. 148

◆ 책 소개
포스트 코로나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라!
코로나 팬데믹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구조적 통찰과 대응 전략을 제시한다
이 책은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2020년 초부터 2021년 중반까지 팬데믹의 구조적 원인을 자연과학적으로만 한정하지 않고 사회과학적 성찰과 탐구를 기반으로 설명하고 사회 각 부문에 가져올 결과를 예측하며 앞으로 맞이하게 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한 대응 전략을 제시한다.
코로나 팬데믹은 20세기 산업화 이후 100여 년 현대사의 역사적 대사건이다
코로나 팬데믹은 현대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엄청난 대변동을 가져왔다. 과거의 그 어떤 바이러스보다 강력한 전염력을 보이며 발생 후 불과 반년도 지나지 않아 전 세계로 빠르게 퍼져나가 정치, 경영과 경제, 사회, 문화, 그리고 조직경영 등 모든 분야에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켰다. 전 세계에 걸쳐 시민들의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은 물론이고 교육기관과 행정기관도 일시에 마비될 정도로 심층적이고 폭넓은 사회 변화가 일어났다.
우선 정치적으로는 세계화 이데올로기의 지향점이 근본적으로 재검토되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반 신자유주의와 탈세계화가 국가 간 차이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그리고 사회 모든 분야로 빠르게 퍼졌고 각국 정부의 권한이 이전보다 강화됐고 중요해졌다. 경영과 경제 분야에서는 비대면 경제가 본격화되면서 상호작용이 전면적 디지털화가 진행됐다. 강제 디지털 전환이 이루어진 것이다. 또한 글로벌 경제의 헤게모니가 100여 년 전 등장했던 양적 효율성 극대화 중심의 거대 기업에서 창업한 지 20년도 안 되는 아마존, 구글, 테슬라,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의 디지털 기업으로 옮겨갔다. 사회 분야에서는 혈연공동체의 범위에 대한 인식이 근본적으로 재규정되고 있다. 가족의 범위가 직계가족 중심으로 바뀌었다. 재택근무 확대로 주거지가 여가, 생산, 소비 기능을 함께 수행하는 복합적 공간으로 활용되면서 주거의 개념과 형태가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또한 미디어 부문에서는 콘텐츠 소비의 양적 패턴을 바꾸고 있다.
그럼 왜 코로나 팬데믹은 과거의 팬데믹들과는 달리 전 세계적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전 인류에게 영향을 미친 것이며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는가? 그 답을 찾아가려면 의료통계나 자연과학적 분석만이 아닌 본질을 통찰하는 사회구조적 분석이 필요하다. 1980년대 중후반에 시작돼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전 세계를 경계 없는 하나의 완전 경쟁시장으로 만드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가 진행됐고 거기에 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디지털 기술의 급발전이 가세하면서 전대미문의 초연결사회가 됐기 때문이다. 세계화를 통한 지역 간 연결망의 강화는 인류에게 새로운 기회와 번영을 제공했지만 동시에 바이러스가 침투하고 확산될 수 있는 경로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시킨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도 팬데믹과 같은 글로벌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항시 존재한다는 것이다. 교류와 연결의 긍정적 측면을 계속 유지하면서도 이런 상시 위기 가능성에 대비할 수 있는 ‘포스트 코로나 패러다임’의 구축이 시급하다.
코로나 팬데믹의 본질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대응 전략을 짜야 한다
코로나 팬데믹은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산물이자 탈세계화의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모순적 양면성을 극복해야만 코로나19 위기를 넘어서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나아갈 수 있다. 하버드대학교의 경제학자 대니 로드릭D. Rodrik 교수는 세계화가 고도화될수록 탈세계화가 강화되는 이런 역설적 현상을 ‘세계화의 3중 딜레마Globalization Trilemma’로 설명한다. 즉 현대사회를 특징짓는 경제적 세계화, 정치적 민주주의, 국가 중심주의가 동시에 모두 공존할 수는 없고 두 가지씩만 양립 가능하다는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기업들은 세계화와 탈세계화의 상충하는 가치들을 동시에 추구하는 경영활동을 수행해야만 한다. 따라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기업의 운명은 이 같은 모순적 상황에 대응하는 ‘패러독스 경영Paradox Management’의 성패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포스트 코로나라는 불연속 시대에는 기존 조직이나 사회 시스템의 개선적 변화가 아니라 패러다임 자체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기업 경영, 조직 운영, 국가 운영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 저자 소개
신동엽
미국 예일대학교에서 조직이론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매니지먼트 분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 관심사는 경영과 경제의 역사적 패러다임 전환,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 초경쟁 환경과 무경계 상시 창조적 혁신, 미래 사회와 조직, 제도 설계와 변화, 문화예술 창조성 등이다. 주요 기업들의 사외이사와 CEO 자문을 맡아왔고 한국인사조직학회장과 서울스프링국제실내악축제 조직위원장을 역임했다. 세계적 조직경영 학술지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Organization Science』와 대표적 문화예술 학술지 『Poetics』 등 국내외 주요 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게재했다.
주요 저서로는 『창조성의 원천: 예술가는 어떻게 사고하나』 『4차 산업혁명이 바꿀 일과 경영』 등이 있다.
정대훈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동대학원에서 조직이론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국립 강릉원주대학교 경영학과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로 기업, 대학, 의료기관 등을 대상으로 조직의 변화와 혁신을 연구하여 『Asian Business & Management』 『Asia Pacific Business Review』 『인사조직연구』 『경영학연구』 등 여러 국내외 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게재했으며, 주요 기업들과 함께 다수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주요 저서로는 『한눈에 보는 경영학』이 있다.
◆ 목차
감사의 글
머리말 100년 만의 역사적 대변동이 시작됐다
1장 코로나 팬데믹의 원인은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이다
1. 코로나 팬데믹은 연결과 단절의 딜레마이다
팬데믹이라는 명칭의 핵심은 세계화와 초연결이다 / 팬데믹은 세계화 체제가 지속되는 한 계속될 것이다
2. 세계화의 역할과 양면성이 낱낱이 드러나다
팬데믹은 세계화의 산물이자 탈세계화의 원인이 됐다 / 세계화의 3중 딜레마와 패러독스를 극복해야 한다 / 팬데믹은 세계화의 흐름을 멈춰 세울 것인가 / 세계화와 탈세계화가 혼재될 수밖에 없다 / 선택과 집중형 경영의 시대는 끝났다
3. 환경변화로 역량 파괴와 강화의 기로에 서다
불연속적 환경변화 시대의 생존 조건은 무엇인가 / 팬데믹은 기회의 변곡점인가, 위기의 임계점인가 / 팬데믹은 전 분야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시켰다
4. ‘인류 멈춤’은 세상을 어떻게 바꾸었는가
정부의 권한이 이전보다 강화됐고 중요해졌다 / 가족의 범위가 직계가족 중심으로 바뀌었다 / 콘텐츠 소비의 양적 패턴이 바뀌었고 늘었다 / 집합 대량교육에서 온라인 원격교육으로 바뀌었다
2장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기업 경영은 어떻게 바뀌는가
1. 포스트 코로나 경영 패러다임을 빨리 찾아라
불연속적 환경변화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라 / 유통산업에서 비대면 채널이 유통 구조의 중심이 됐다 / 무경계 상시 창조적 혁신 경쟁이 벌어진다
2. 기업 경영의 패러다임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새로운 전략적 당면 과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 경쟁우위를 위해서는 세 가지 전략적 역량이 필요하다 / 제로베이스에서 획기적 신성장 비전을 수립해야 한다
3. 디지털 전환과 신뢰와 순발력의 삼두마차를 끌어라
비대면 경영은 조직 전반의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한다 / 도요타는 비대면 경영과 디지털 전환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4. 팬데믹과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고객이 중심이다
개선 집착증과 핵심 경직성의 함정에서 벗어나야 한다 / 나이키는 디지털 전환에서 경쟁자들과 무엇이 달랐는가
3장 포스트 코로나 시대 조직은 어떻게 바뀌는가
1. 느슨하게 연결하고 합리적인 비효율성을 추구하라
현대 조직은 대량생산-대량소비의 산업사회를 만들었다 / 느슨한 연결구조가 새로운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 느슨한 연결구조는 의도적인 합리적 비효율성이다
2. 고신뢰 조직의 8가지 위기 대응 시스템을 갖춰라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 / 일단 행동한 후 계속 수정 보완하라 / 먼저 대응한 후 유연하게 바꿔라 / 단순명료한 접근법을 경계하라 / 계속 시뮬레이션하고 개선하라 / 즉흥적 순발력을 발휘하라 / 잉여와 느슨함을 확보하라 / 상황별 전문가가 주도하게 하라
4장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국가는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1. 한국은 어떻게 코로나19 대응에 성공했는가
고신뢰 조직형 팬데믹 대응 시스템이 필요하다 / 질병관리청 중심의 공식 대응 시스템이 필요하다 / 대구시의사회 코로나19 대책본부의 대응이 효과적이었다 / 정치적 요인과 관련 기관 간 역할 혼선이 혼란을 가져왔다
2. 독일은 어떻게 코로나19 대응에 성공했는가
독일 정부가 전문성에 기반해 정책을 펼쳤다 / 고신뢰 조직의 특성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3. 세계 주요국들은 어떻게 코로나19 대응을 했는가
중국은 권위주의적 폐쇄성의 한계를 드러냈다 / 일본은 관료주의적 경직성의 한계를 드러냈다 / 미국은 특유 정치구조의 한계를 드러냈다 / 영국은 자만과 성공의 덫에 빠져 한계를 드러냈다 / 대만은 초기 성공에 자만해 회복탄력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맺음말 ‘포스트 코로나 패러다임’을 찾아서
미주
◆ 추천사
국내외를 막론하고 코로나19에 대한 단연 최고의 명저이다. 이 책은 코로나 팬데믹의 원인과 해법을 다각적이고 심층적이며 그리고 실천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특히 세계화의 양면성에 대한 필자들의 혜안은 절로 감탄을 자아낸다. 100년 만의 글로벌 대재앙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모든 사람이 읽어야 할 필독서이다.다.
-박영렬, 한국경영학회장
이 책은 경영학자들이 집필했지만 사회학의 최근 발전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의 핵심 원인으로 경계를 초월하는 연결구조로 설명하는 접근법은 사회 네트워크 분석을 중심으로 한 최근 구조주의 사회학의 정수를 꿰뚫는 놀라운 통찰력이다.
-한준, 한국사회학회장
수많은 코로나19 관련 저술 중 이론과 실천 간 균형의 관점에서 단연 가장 탁월한 책이다. 난해한 최신 사회이론들을 핵심 메시지 중심으로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코로나 팬데믹의 본질을 쉽고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고 대응 전략들도 매우 합리적이고 혁신적이다.
-김재구, 한국인사조직학회장
◆ 본문 중에서
팬데믹의 핵심은 경계를 넘어서는 연결이다. 무서운 감염력과 사망률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 오지의 엔데믹endemic, 즉 풍토병에 머물러 온 에볼라 바이러스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어떤 바이러스가 팬데믹으로 발전하려면 전 세계 모든 지역으로 확산되기 쉬운 글로벌 연결구조의 허브, 즉 연결망이 집중된 중심부와 연결돼야 한다. 세계화에 따른 지역과 국가 간 연결의 증가가 코로나 팬데믹의 핵심 본질이라면 그 확산의 통로가 된 연결구조의 특성과 위치에 대한 이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것은 자연과학적 이슈가 아니라 사회구조의 문제이다.
-p. 22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는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이 모두 존재하는 모순과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자명하다. 그런데 정치경제 이념인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에 대한 비판자들도 전혀 예상치 못했던 부작용이 바로 코로나 팬데믹이다. 뒤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코로나19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가 없었다면 팬데믹으로 확산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국가나 기업을 막론하고 코로나19에 대한 대응 전략은 반드시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모순과 양면성을 고려해야만 한다. 바람직한 코로나 팬데믹 대응 전략의 수립을 위해서는 먼저 팬데믹의 본질과 세계화와의 관계를 정확히 이해하고 또 인류사를 통해 끊임없이 시도됐던 세계화의 역사와 그 양면성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pp. 32~33
하버드대학교의 경제학자 대니 로드릭D. Rodrik 교수는 세계화가 고도화될수록 탈세계화가 강화되는 이런 역설적 현상을 ‘세계화의 3중 딜레마Globalization Trilemma’로 설명한다. 즉 현대사회를 특징짓는 ‘경제적 세계화Economic Globalization’ ‘정치적 민주주의Political Democracy’ ‘국가중심주의National Sovereignty’가 동시에 모두 공존할 수는 없고 두 가지씩만 양립 가능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국가의 통치권과 민주주의는 세계화가 약화됐을 때 양립할 수 있다. 반면 국가의 통치권이 강화되고 세계화도 동시에 심화되기 위해서는 민주주의가 약화돼야 한다. 그리고 민주주의와 세계화가 동시에 발전하려면 국가의 통치권이 약화돼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세 요소 중 두 가지만 선택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p. 41
최근 글로벌 선도기업들 사이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패러독스 경영은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고 나머지를 포기하는 ‘선택과 집중’형 경영과는 상반되는 논리이다. 일반적으로는 양립할 수 없는 두 가지 목적 모두를 창조적 혁신으로 동시 극대화하려는 시도를 말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세계화와 탈세계화 간 긴장 관계는 두 가지 모두 나름의 중요한 가치를 가진 상호모순적 대안 간 패러독스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세계화와 탈세계화 간 패러독스를 푸는 열쇠는 세계화의 긍정적 순기능을 극대화하면서 부정적 역기능을 극소화하는 혁신적 대안을 찾는 데 있다.
-p. 50
코로나 팬데믹은 전 세계를 강타하며 많은 것을 바꾸어놓았다. 치 명적인 감염병의 글로벌 확산은 파국을 떠올리게 했다. 한순간에 사회 모든 부문을 ‘일단정지’로 세워버리고 말았다. 국회미래연구 원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주거와 이동 등에서 다수의 이머징 이슈 가 발생하고 변화를 맞이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예컨대 일 단정지라고 말한 것처럼 ‘앤스로포즈Anthropause’ 현상이 발생하였 고 전 세계가 이를 생생하게 지켜보았다. 인류를 뜻한 앤스로Anthro 와 멈춤의 의미인 포즈pause를 조합한 이 말은 ‘인류 멈춤’이라는 뜻이다. 코로나가 확산되자 거리는 텅 비었고 필수 인력과 부문을 제외하고는 멈추고 말았다. 앤스프로즈나 일단정지는 코로나 팬데 믹을 겪는 우리 일상을 압축해서 보여준다.
-p. 69
유통업계는 코로나 팬데믹과 4차 산업혁명이 결합하는 최전선의 접점으로서 모든 경계를 초월한 무한경쟁과 전방위적인 상시 창조적 혁신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유통산업의 미래는 그 누구도 자신 있게 예측할 수 없다. 이런 무경계 상시 창조적 혁신 경쟁의 결과에 따라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이다. 다만 다음 몇 가지는 현재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추세로 보인다. 이런 추세의 대부분은 온라인 유통의 장점에 더하여 오프라인 유통의 ‘즉시성’과 ‘현장성’을 융복합하는 새로운 유통 형태들이다. 알리바바의 윌리엄 자오W. Zhao 시니어 디렉터는 “미래 유통업에서는 온·오프라인 융합으로 좀 더 다차원적인 쇼핑 경험이 생성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이런 측면에서 코로나19가 새로운 사업 기회와 신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p. 110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으로 기업의 경영환경이 불연속적으로 변화하고 또 코로나19 발생 직전부터 빠르게 발전하던 4차 산업혁명과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이런 전통적인 전략적 역량의 상당 부분이 그 가치를 상실하였다. 이제 기업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합한 새로운 경쟁우위를 긴급하게 찾는 상황이다. 필자들은 이런 상황에서 필요한 전략적 역량으로 세 가지를 제안한다. ‘행동 편향적 전략적 민첩성’ ‘양손잡이 조직 역량’ ‘생태계 수준 가치 재조합 네트워킹 역량’이다. 그런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핵심 전략적 역량에 디지털 전환을 포함하지 않았다. 디지털 전환이 중요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이제는 그 어떤 기업이나 개인도 디지털 전환 없이는 경쟁우위는 엄두도 낼 수 없는 공통의 필수 하부구조가 되었기 때문이다.
-p. 128
진정한 비대면 경영은 기업 내부 프로세스의 비대면화에 좁게 초점을 맞추어 대면접촉 대신 디지털 접촉으로 기존에 해오던 일들을 그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속한 전체 경제환경의 비대면화를 전제로 모든 경영 행위와 시스템을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할 것을 요구한다. 기업들은 기존에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공급하던 방식, 고객들의 수요를 충족시켰던 경험, 그리고 무엇보다 조직과 구성원들을 경영하고 관리해온 노하우 등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 새로운 비대면 경제환경에 적합하게 완전히 바꾸지 않으면 단순히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기술만 도입한다고 해서 비대면 경영에 성공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비대면 경제는 대면 경제와 전혀 다른 새로운 고객가치 창출의 가능성을 제시하므로 비대면 환경을 전제로 고객들의 궁극적 수요를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하는 것이 비대면 경영의 출발이다. 새로운 환경에서 고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이해해야 비대면 경제에 적합한 상품과 서비스의 미래 모습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p. 14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