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우리는 삶의 바다에서 어떤 연유로 철쭉호를 타고 함께 항해하게 되었나!
기댈 수 있는 어른이 그리운 사람들과 나누는 삶의 지혜
‘상담계의 대가’이신 가톨릭대학교 심리학과 장성숙 교수와 함께 한국현실역동상담학회의 집단상담을 이끌어오신 ‘철쭉님’은 지난 30여 년간 무서울 정도로 냉철한 사리 판단, 난맥을 뚫는 기상천외하고 현실적인 조언, 그리고 그 안에 담긴 뜨거운 인간애 등으로 많은 일화를 남기셨다. 장 교수와 철쭉님, 두 분이 주축이 되어 결성된 학술단체인 심연회는 첫 번째 책 『큰산에 기대어-내 삶의 어른께 드리는 감사』에 이어 철쭉님으로부터 얻은 삶의 지혜를 더욱 많은 사람과 나누고자 글을 모았다. ‘진짜 어른의 부재’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방황하는 많은 사람이 이 책에서 답을 찾기 바란다.
“어려움에 부닥칠 때마다 상의할 수 있는 어른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 삶의 울타리가 되어주시는 어른에 대한 감사
내면을 들여다보고 길을 제시해주는 어른의 존재!
15년 전 『큰산에 기대어-내 삶의 어른께 드리는 감사』를 접한 많은 사람이 ‘철쭉님’에 대한 의문을 가졌다고 한다. 어떻게 그토록 진심 어린 애정과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가능할까? 어떻게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일까? 철쭉님은 사람과 상황을 읽을 때 놀라울 정도로 빠르고 정확하게 그리고 냉철하게 ‘있는 그대로’를 본다. 한 사람에 대해 가장 끝까지 믿는 분이고, 가장 나중까지 기대를 버리지 않는 분이며, 많은 이들에게 실망하고 비판하고 비관하는 사람에게조차 희망을 발견하는 분이다.
첫 번째 책 발간 이후 15년. 그동안 새롭게 쌓인 이야기들을 많은 사람과 나누기 위해 두 번째 책을 펴내게 되었다. 책의 후반에 실린 철쭉님과의 인터뷰는 특히 상담, 직장생활, 부모님과의 관계, 결혼생활 등 인생의 각 영역을 어떤 기준과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할지에 대해 철쭉님이라는 ‘어른’이 직접 들려주시는 생생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한국의 정서와 문화에 적합한 ‘현실역동 상담’의 역사!
5박 6일의 일정으로 적게는 1년에 4회에서 많게는 6회까지 진행되는 한국현실역동상담학회의 집단상담은 그 역사가 무려 30년이 넘는다. 철쭉님과 가톨릭대학교 심리학과 장성숙 교수가 만든 독보적인 이 기록은 한국 상담학계에서 그 유례가 없을 정도이다. 삶의 벼랑 끝에서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현실역동 집단상담에 참석하는 사람들에게 철쭉님은 인간에 대한 넘치는 애정으로 때로는 따끔하게, 때로는 부드럽게 마음을 어루만지고 나아갈 길을 제시한다. 마음을 기댈 수 있는 어른이 누구보다 필요하다면 이 책에 담긴 철쭉님의 이야기를 통해 삶의 위로를 얻고 해답을 찾아보자.
◆ 저자 소개
심연회
상담심리 학술연구단체
1998년 ‘철쭉’이란 별칭으로 알려진 송곡 노기현 선생님과 가톨릭대학교 심리학과 장성숙 교수님 두 분을 주축으로 결성되어 한국적 상담 패러다임으로 현실역동 상담이론을 제안하고 실천해왔다. ‘심연心淵’은 철쭉님이 지으신 이름으로 어떤 마음이든 모여서 하나 되어 어우러지는 연못을 이른다.
1990년부터 장성숙 교수님과 함께 현실역동 집단상담의 지도자로 활동해오신 철쭉님은 무서울 정도로 냉철한 사리 판단, 난맥을 뚫는 기상천외하고 현실적인 조언, 그리고 그 안에 담긴 뜨거운 인간애 등으로 많은 일화를 남기신 바, 2008년 심연회는 철쭉님에 대한 사람들의 존경과 감사의 글을 엮어 『큰산에 기대어-내 삶의 어른께 드리는 감사』라는 책으로 펴낸 바 있다.
이번 책 『(큰산에 기대어 2)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어른에게 길을 묻다』 역시 그 연장선에서 철쭉님과 함께 한 놀라운 삶의 역동, 철쭉님께 배운 뜨거운 삶의 지혜를 기록하여 남기고자 했다.
◆ 목차
글머리에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상의할 수 있었던 어른에게 감사하며
책을 펴내며
1 나를 다듬기
양아치의 반성문
일탈의 그늘
사춘기 성장통
결핍을 채워가는 여정
합리적인 말의 힘
또 한 분의 아버지
슬기로운 직장 생활
나를 위한 인내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우울 벗어 던지기
2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사랑과 집착 사이
알아도 모르는 척해야 할 때
나를 괴롭히는 사람, 나를 살리는 사람
자식이라는 인연
해야 할 말, 하지 말아야 할 말
아이는 열두 번 변한다
아상我相 내려놓기
억울함이 발목을 잡을 때
아버지라는 상像
3 내 정신으로 살기
주인의 무게
제자리의 위력
어리석음도 죄다
부모의 욕심은 무한대
불안의 감옥에서 벗어나
당당한 부모 노릇
내가 만든 허상의 늪
아쉬움에 끌려가지 않으려면
나로 서는 용기
전달의 기술
밀어붙이는 힘
잘 싸우는 법
4 더불어 살기
말이 안 되는 소리를 해라
마음까지 듣는 귀
함께 이룬 성취
혼사, 소풍 보내는 마음으로
사람들 속으로
밑지고 살아라
주고받기의 균형
수도자의 자유
외로움을 녹이는 사람의 온기
인간관계 첫걸음 떼기
‘교과서’가 터득한 유연한 세상
사람이 제일 중하다
5 인터뷰
상담에 대하여
직장 생활에 대하여
부모의 역할에 대하여
결혼에 대하여
사춘기 자녀의 양육에 대하여
노년에 대하여
부모님의 죽음과 상喪에 대하여
심연회에 대하여
에필로그 삶에 대한 연민
◆ 본문 중에서
1부 나를 다듬기
철쭉님은 그제야 밖에서 생활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하고 고단한지, 그렇게 살다 보면 내 인생이 얼마나 비참해질 것인지를 마치 미리 한번 내다보신 분처럼 상세히 말씀해주셨다. 마지막으로 철쭉님은 부모님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셨다.
“너희 아버지는 너 집 나가고 평소 같으면 술 한두 잔 마실 거를 서너 잔씩 마신다. 어떻게 생각하나?”
고개를 들기가 어려웠다. 철쭉님은 내가 얼마나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는지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얘기해주셨다. 그렇게 철쭉님은 내게도 ‘선생님’이 되셨고 나의 미성년자 시절도 별 탈 없이 지나갔다.
-pp. 38~39
아버지를 만나기 전 나에게 아버지라는 존재는 없었다. 아버지를 만나야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살았다. 아버지의 부재로 인한 슬픔과 외로움 같은 감정은 세월이 지나면서 자의 반 타의 반 무뎌져 있었다. 아버지를 만난 뒤에도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때로는 원망스러운 마음도 들었다. 방황했던 세월을 보상받을 길이 없어서였다. 부질없이 보내버린 세월이 허무했다. 하지만 새롭게 만난 아버지의 존재는 천천히 그리고 분명히 내 빈 마음을 채워갔다. 집단에서 몇 번 뵙지 않았는데 철쭉님은 내 마음을 꿰뚫어 보셨던 걸까? 텅 빈 마음으로 기댈 곳이 없이 오랫동안 되는 대로 살았다는 것을. 아버지라는 존재가 그런 내 빈 마음을 채우고 열등감을 조금이나마 희석할 것이라는 사실을.
-pp. 48~49
2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가끔 ‘철쭉님은 사람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놀랍다는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어 그저 홀린 듯이 입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철쭉님의 경험은 어디까지이며 세상과 사람에 대해 어디까지 아우르실 수 있는 걸까. 듣기로 의학도 공부하셨고 행정관으로도 지내셨고 회사 경영을 하셨을 뿐만 아니라 교수였던 적도 있으시다고 한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다방면에 혜안이 깊을 수 있는지 늘 놀랍다. 특히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의 판단은 전광석화처럼 빠르고 명쾌하시다.
-pp. 97~98
아들이 아니었다면 나는 심연회에 들어가지도, 집단상담을 다니지도 않았을 것이다. 나라는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넓은 시야와 얼마간 무게라는 것이 생겼다면 아들 덕분이다. 무엇보다 아들로 인해 얻은 귀한 인연! 만약에 철쭉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나와 우리 가족은 지금 돛도 없이 파도치는 바다 한가운데를 떠돌고 있을 것이다. 이번 생에서 그런 철쭉님을 만난 것을 보면 전생에 나도 덕을 좀 쌓은 모양인데, 그것만큼은 참 잘했다고 생각한다.
-p. 118
3부 내 정신으로 살기
철쭉님은 어리석음도 죄라는 말씀을 자주 하신다. 솔직히 예전에는 선뜻 와닿지 않았다. ‘의도가 나쁜 것이 아니고 뭘 몰라서 그런 것뿐인데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다니.’ 하고 생각했다. 세월이 가고 다양한 삶의 굴곡을 겪을수록 그 말이 뼈저리게 와닿는다. 어리석은 것은 죄가 맞다. 그로 인해 본인이 고통을 당하는 것은 물론이고 주변 사람들마저 혼란에 빠뜨리고 괴롭게 하는 경우를 많이 보고 겪었기 때문이다.
-p. 172
피가 섞인 것도 아니고 그저 집단상담에서 만났을 뿐이다. 그런데 왜 철쭉님은 나에게 이렇게까지 마음을 쓰고 붙들고 씨름하셨을까. 말귀가 어두워 잘 알아듣지도 못하고 억울함과 한이 많아 반발하고 튀기만 하는 나에게 왜 이렇게까지 하셨을까. 부모도 아니신 분이 부모도 하지 못할 일을 하셨다. 생각이 거기에 미치면 다시 또 눈물이 앞을 가린다. 이루 말할 수 없이 감사한 마음이 드는 동시에 나는 왜 아이들에게 그런 엄마이지 못했나 하는 쓰라린 후회와 미안함이 몰려든다.
-p. 190
4부 더불어 살기
누군가 철쭉님께 철쭉이라는 별칭을 택하신 이유를 물었다. 철쭉님은 긴 설명 없이 “어릴 적 밖에 나가보면 철쭉이 천지삐까리였지.”라고만 하셨다. 점점 더 스승이라는 말, 어른이라는 말이 빛을 잃어가는 요즘 철쭉님을 닮아 잘 듣는 귀를 가진 사람이 ‘천지삐까리’로 많아진다면 얼마나 살기 좋은 세상이 될까. 나는 오늘도 그런 세상을 꿈꾼다.
-p. 248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긴다.”라는 말은 철쭉님이 하시는 가장 큰 칭찬 중 하나다. 그 사람 냄새라는 게 결국 외로움을 이겨내는 사람의 온기일 것이다. 노안은 아련해지는 것들을 다시 보게 해주었고 철쭉님은 그 아련해지는 것들을 돌보는 건 사람의 온기라는 걸 일깨워주셨다. 나는 노안을 그렇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p. 290
5부 인터뷰
우선 상담자는 내담자의 이야기를 잘 들어야 해. 처음에는 무조건 들어. 이야기를 듣다 보면 줄거리도 나오고 핵심도 나오거든. 그걸 정확하게 파악하고 나서 상담자로서 이야기를 풀어가면 돼. 경험이 부족해서 내담자 파악이 잘 안되어도 너무 겁먹지 마. 일단 어렴풋이라도 알게 된 내용을 근거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거야. 직면이 적중했다면 내담자는 말이 없어진다든지, 운다든지 하는 반응을 보여. 내담자가 말이 없다는 것은 알았다는 뜻이니 거기에서 멈춰야 해. 눈치 없이 더 이상 접근하면 마음에 없는 엉뚱한 말이 나온다.
-p. 315
사람에 대한 그런 남다른 애정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걸까요?
남다르다고 할 것도 없어. 남들은 어떤지 몰라도 나는 그렇다. 그냥 누군가 불이익을 본다든지 하는 건 용납이 안 돼. 또 누가 잘못된 길로 간다 치면 어떡하든 도와주고 싶어. 몰라서 그런 거니까 알려줘서 당당하게 살게 해주고 싶은 거야. 힘들게 사는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기도 어렵고.
예전 시골길을 지나가는데 어느 집이 상을 당한 것 같더라고. 그런데 찾는 발길도 별로 없고 너무 고적해 보여. 해서 모르는 집이지만 부조를 좀 하고 밥 한 그릇 얻어먹었지. 상주가 낯선데 누구시냐고 물어. 지나다가 적적해 보여 잠시 들렀노라고,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했지.
-pp. 393~394
◆ 책 소개
우리는 삶의 바다에서 어떤 연유로 철쭉호를 타고 함께 항해하게 되었나!
기댈 수 있는 어른이 그리운 사람들과 나누는 삶의 지혜
‘상담계의 대가’이신 가톨릭대학교 심리학과 장성숙 교수와 함께 한국현실역동상담학회의 집단상담을 이끌어오신 ‘철쭉님’은 지난 30여 년간 무서울 정도로 냉철한 사리 판단, 난맥을 뚫는 기상천외하고 현실적인 조언, 그리고 그 안에 담긴 뜨거운 인간애 등으로 많은 일화를 남기셨다. 장 교수와 철쭉님, 두 분이 주축이 되어 결성된 학술단체인 심연회는 첫 번째 책 『큰산에 기대어-내 삶의 어른께 드리는 감사』에 이어 철쭉님으로부터 얻은 삶의 지혜를 더욱 많은 사람과 나누고자 글을 모았다. ‘진짜 어른의 부재’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방황하는 많은 사람이 이 책에서 답을 찾기 바란다.
“어려움에 부닥칠 때마다 상의할 수 있는 어른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 삶의 울타리가 되어주시는 어른에 대한 감사
내면을 들여다보고 길을 제시해주는 어른의 존재!
15년 전 『큰산에 기대어-내 삶의 어른께 드리는 감사』를 접한 많은 사람이 ‘철쭉님’에 대한 의문을 가졌다고 한다. 어떻게 그토록 진심 어린 애정과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가능할까? 어떻게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일까? 철쭉님은 사람과 상황을 읽을 때 놀라울 정도로 빠르고 정확하게 그리고 냉철하게 ‘있는 그대로’를 본다. 한 사람에 대해 가장 끝까지 믿는 분이고, 가장 나중까지 기대를 버리지 않는 분이며, 많은 이들에게 실망하고 비판하고 비관하는 사람에게조차 희망을 발견하는 분이다.
첫 번째 책 발간 이후 15년. 그동안 새롭게 쌓인 이야기들을 많은 사람과 나누기 위해 두 번째 책을 펴내게 되었다. 책의 후반에 실린 철쭉님과의 인터뷰는 특히 상담, 직장생활, 부모님과의 관계, 결혼생활 등 인생의 각 영역을 어떤 기준과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할지에 대해 철쭉님이라는 ‘어른’이 직접 들려주시는 생생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한국의 정서와 문화에 적합한 ‘현실역동 상담’의 역사!
5박 6일의 일정으로 적게는 1년에 4회에서 많게는 6회까지 진행되는 한국현실역동상담학회의 집단상담은 그 역사가 무려 30년이 넘는다. 철쭉님과 가톨릭대학교 심리학과 장성숙 교수가 만든 독보적인 이 기록은 한국 상담학계에서 그 유례가 없을 정도이다. 삶의 벼랑 끝에서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현실역동 집단상담에 참석하는 사람들에게 철쭉님은 인간에 대한 넘치는 애정으로 때로는 따끔하게, 때로는 부드럽게 마음을 어루만지고 나아갈 길을 제시한다. 마음을 기댈 수 있는 어른이 누구보다 필요하다면 이 책에 담긴 철쭉님의 이야기를 통해 삶의 위로를 얻고 해답을 찾아보자.
◆ 저자 소개
심연회
상담심리 학술연구단체
1998년 ‘철쭉’이란 별칭으로 알려진 송곡 노기현 선생님과 가톨릭대학교 심리학과 장성숙 교수님 두 분을 주축으로 결성되어 한국적 상담 패러다임으로 현실역동 상담이론을 제안하고 실천해왔다. ‘심연心淵’은 철쭉님이 지으신 이름으로 어떤 마음이든 모여서 하나 되어 어우러지는 연못을 이른다.
1990년부터 장성숙 교수님과 함께 현실역동 집단상담의 지도자로 활동해오신 철쭉님은 무서울 정도로 냉철한 사리 판단, 난맥을 뚫는 기상천외하고 현실적인 조언, 그리고 그 안에 담긴 뜨거운 인간애 등으로 많은 일화를 남기신 바, 2008년 심연회는 철쭉님에 대한 사람들의 존경과 감사의 글을 엮어 『큰산에 기대어-내 삶의 어른께 드리는 감사』라는 책으로 펴낸 바 있다.
이번 책 『(큰산에 기대어 2)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어른에게 길을 묻다』 역시 그 연장선에서 철쭉님과 함께 한 놀라운 삶의 역동, 철쭉님께 배운 뜨거운 삶의 지혜를 기록하여 남기고자 했다.
◆ 목차
글머리에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상의할 수 있었던 어른에게 감사하며
책을 펴내며
1 나를 다듬기
양아치의 반성문
일탈의 그늘
사춘기 성장통
결핍을 채워가는 여정
합리적인 말의 힘
또 한 분의 아버지
슬기로운 직장 생활
나를 위한 인내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우울 벗어 던지기
2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사랑과 집착 사이
알아도 모르는 척해야 할 때
나를 괴롭히는 사람, 나를 살리는 사람
자식이라는 인연
해야 할 말, 하지 말아야 할 말
아이는 열두 번 변한다
아상我相 내려놓기
억울함이 발목을 잡을 때
아버지라는 상像
3 내 정신으로 살기
주인의 무게
제자리의 위력
어리석음도 죄다
부모의 욕심은 무한대
불안의 감옥에서 벗어나
당당한 부모 노릇
내가 만든 허상의 늪
아쉬움에 끌려가지 않으려면
나로 서는 용기
전달의 기술
밀어붙이는 힘
잘 싸우는 법
4 더불어 살기
말이 안 되는 소리를 해라
마음까지 듣는 귀
함께 이룬 성취
혼사, 소풍 보내는 마음으로
사람들 속으로
밑지고 살아라
주고받기의 균형
수도자의 자유
외로움을 녹이는 사람의 온기
인간관계 첫걸음 떼기
‘교과서’가 터득한 유연한 세상
사람이 제일 중하다
5 인터뷰
상담에 대하여
직장 생활에 대하여
부모의 역할에 대하여
결혼에 대하여
사춘기 자녀의 양육에 대하여
노년에 대하여
부모님의 죽음과 상喪에 대하여
심연회에 대하여
에필로그 삶에 대한 연민
◆ 본문 중에서
1부 나를 다듬기
철쭉님은 그제야 밖에서 생활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하고 고단한지, 그렇게 살다 보면 내 인생이 얼마나 비참해질 것인지를 마치 미리 한번 내다보신 분처럼 상세히 말씀해주셨다. 마지막으로 철쭉님은 부모님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셨다.
“너희 아버지는 너 집 나가고 평소 같으면 술 한두 잔 마실 거를 서너 잔씩 마신다. 어떻게 생각하나?”
고개를 들기가 어려웠다. 철쭉님은 내가 얼마나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는지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얘기해주셨다. 그렇게 철쭉님은 내게도 ‘선생님’이 되셨고 나의 미성년자 시절도 별 탈 없이 지나갔다.
-pp. 38~39
아버지를 만나기 전 나에게 아버지라는 존재는 없었다. 아버지를 만나야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살았다. 아버지의 부재로 인한 슬픔과 외로움 같은 감정은 세월이 지나면서 자의 반 타의 반 무뎌져 있었다. 아버지를 만난 뒤에도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때로는 원망스러운 마음도 들었다. 방황했던 세월을 보상받을 길이 없어서였다. 부질없이 보내버린 세월이 허무했다. 하지만 새롭게 만난 아버지의 존재는 천천히 그리고 분명히 내 빈 마음을 채워갔다. 집단에서 몇 번 뵙지 않았는데 철쭉님은 내 마음을 꿰뚫어 보셨던 걸까? 텅 빈 마음으로 기댈 곳이 없이 오랫동안 되는 대로 살았다는 것을. 아버지라는 존재가 그런 내 빈 마음을 채우고 열등감을 조금이나마 희석할 것이라는 사실을.
-pp. 48~49
2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가끔 ‘철쭉님은 사람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놀랍다는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어 그저 홀린 듯이 입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철쭉님의 경험은 어디까지이며 세상과 사람에 대해 어디까지 아우르실 수 있는 걸까. 듣기로 의학도 공부하셨고 행정관으로도 지내셨고 회사 경영을 하셨을 뿐만 아니라 교수였던 적도 있으시다고 한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다방면에 혜안이 깊을 수 있는지 늘 놀랍다. 특히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의 판단은 전광석화처럼 빠르고 명쾌하시다.
-pp. 97~98
아들이 아니었다면 나는 심연회에 들어가지도, 집단상담을 다니지도 않았을 것이다. 나라는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넓은 시야와 얼마간 무게라는 것이 생겼다면 아들 덕분이다. 무엇보다 아들로 인해 얻은 귀한 인연! 만약에 철쭉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나와 우리 가족은 지금 돛도 없이 파도치는 바다 한가운데를 떠돌고 있을 것이다. 이번 생에서 그런 철쭉님을 만난 것을 보면 전생에 나도 덕을 좀 쌓은 모양인데, 그것만큼은 참 잘했다고 생각한다.
-p. 118
3부 내 정신으로 살기
철쭉님은 어리석음도 죄라는 말씀을 자주 하신다. 솔직히 예전에는 선뜻 와닿지 않았다. ‘의도가 나쁜 것이 아니고 뭘 몰라서 그런 것뿐인데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다니.’ 하고 생각했다. 세월이 가고 다양한 삶의 굴곡을 겪을수록 그 말이 뼈저리게 와닿는다. 어리석은 것은 죄가 맞다. 그로 인해 본인이 고통을 당하는 것은 물론이고 주변 사람들마저 혼란에 빠뜨리고 괴롭게 하는 경우를 많이 보고 겪었기 때문이다.
-p. 172
피가 섞인 것도 아니고 그저 집단상담에서 만났을 뿐이다. 그런데 왜 철쭉님은 나에게 이렇게까지 마음을 쓰고 붙들고 씨름하셨을까. 말귀가 어두워 잘 알아듣지도 못하고 억울함과 한이 많아 반발하고 튀기만 하는 나에게 왜 이렇게까지 하셨을까. 부모도 아니신 분이 부모도 하지 못할 일을 하셨다. 생각이 거기에 미치면 다시 또 눈물이 앞을 가린다. 이루 말할 수 없이 감사한 마음이 드는 동시에 나는 왜 아이들에게 그런 엄마이지 못했나 하는 쓰라린 후회와 미안함이 몰려든다.
-p. 190
4부 더불어 살기
누군가 철쭉님께 철쭉이라는 별칭을 택하신 이유를 물었다. 철쭉님은 긴 설명 없이 “어릴 적 밖에 나가보면 철쭉이 천지삐까리였지.”라고만 하셨다. 점점 더 스승이라는 말, 어른이라는 말이 빛을 잃어가는 요즘 철쭉님을 닮아 잘 듣는 귀를 가진 사람이 ‘천지삐까리’로 많아진다면 얼마나 살기 좋은 세상이 될까. 나는 오늘도 그런 세상을 꿈꾼다.
-p. 248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긴다.”라는 말은 철쭉님이 하시는 가장 큰 칭찬 중 하나다. 그 사람 냄새라는 게 결국 외로움을 이겨내는 사람의 온기일 것이다. 노안은 아련해지는 것들을 다시 보게 해주었고 철쭉님은 그 아련해지는 것들을 돌보는 건 사람의 온기라는 걸 일깨워주셨다. 나는 노안을 그렇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p. 290
5부 인터뷰
우선 상담자는 내담자의 이야기를 잘 들어야 해. 처음에는 무조건 들어. 이야기를 듣다 보면 줄거리도 나오고 핵심도 나오거든. 그걸 정확하게 파악하고 나서 상담자로서 이야기를 풀어가면 돼. 경험이 부족해서 내담자 파악이 잘 안되어도 너무 겁먹지 마. 일단 어렴풋이라도 알게 된 내용을 근거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거야. 직면이 적중했다면 내담자는 말이 없어진다든지, 운다든지 하는 반응을 보여. 내담자가 말이 없다는 것은 알았다는 뜻이니 거기에서 멈춰야 해. 눈치 없이 더 이상 접근하면 마음에 없는 엉뚱한 말이 나온다.
-p. 315
사람에 대한 그런 남다른 애정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걸까요?
남다르다고 할 것도 없어. 남들은 어떤지 몰라도 나는 그렇다. 그냥 누군가 불이익을 본다든지 하는 건 용납이 안 돼. 또 누가 잘못된 길로 간다 치면 어떡하든 도와주고 싶어. 몰라서 그런 거니까 알려줘서 당당하게 살게 해주고 싶은 거야. 힘들게 사는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기도 어렵고.
예전 시골길을 지나가는데 어느 집이 상을 당한 것 같더라고. 그런데 찾는 발길도 별로 없고 너무 고적해 보여. 해서 모르는 집이지만 부조를 좀 하고 밥 한 그릇 얻어먹었지. 상주가 낯선데 누구시냐고 물어. 지나다가 적적해 보여 잠시 들렀노라고,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했지.
-pp. 393~39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