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알고 하는 말’을 위한 책!
말을 정확하게 알고 사용하지 않을 때 삶이 모호해진다
“당신이 매일 쓰는 말들, 정확히 무슨 뜻입니까?”
이 책은 일상에서 수없이 오가는 말들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우리는 “변화해야 한다.” “공부가 필요하다.” “행복하고 싶다.” “실력을 기르고 싶다.” 같은 말을 반복한다. 그러나 정작 그 말을 한 사람에게 “그게 정확히 무슨 뜻입니까?”라고 물으면 쉽게 답하지 못한다. 추상적인 말이 습관처럼 입을 떠나지만 그 말의 의미를 스스로 설명해낼 수 없는 상태. 저자는 바로 이 지점을 문제로 삼는다. 말이 흐릿하면 생각이 흐릿해지고 생각이 흐릿하면 행동은 정리되지 않고 삶은 방향을 잃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자신의 경험을 꺼내놓는다. 대기업을 나와 커리어 전환의 길로 접어들었지만 경제적 기반은 허약했고 실적도 보장되지 않았다. 한때는 월 5만 원 용돈으로 버티며 외식조차 마음 편히 할 수 없었던 시절이 있었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그 시절을 지나면서 그는 스스로의 언어를 다시 만들기 시작했다. 가난은 단지 통장의 숫자가 아니라 “원하는 것을 할 여유가 없는 상태”라 새롭게 정의했고 변화는 “고통을 감내하고 습관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마음에 새겼다. 추상적인 단어에 고유한 의미가 생기자 비로소 행동의 방향 또한 달라졌다. 이 책의 출발점에는 이러한 체험적 깨달음이 자리한다.
“단어를 ‘다시 정의’하면 인생의 태도가 달라집니다!”
저자는 300여 개에 달하는 단어를 각각 ‘내가 이해하는 방식’으로 재정의한다. 일종의 개념 사전이지만 백과사전식 정보 전달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한 언어를 독자에게 건네는 방식이다. 평범한 단어가 저자의 손을 거치면 층위가 깊어지고 맥락이 생기고 삶의 기준으로 바뀐다.
가난, 변화, 실력, 공부, 몸, 감정, 갈등, 기회비용, 겸손, 용기, 번아웃, 리스크, 기획, 가족, 성공, 언어, 실수, 후회, 나력裸力, 관용, 선택, 실패, 우울, 사람, 책임, 준비, 성장, 어른 등. 우리가 입에 달고 사는 거의 모든 개념이 이 책에서 다시 펼쳐진다. 예를 들어 가난을 생각해보자. 누구나 돈이 없는 상태를 떠올리지만, 저자는 가난을 이렇게 요약한다. “필요한 것이 많지만 그걸 실행할 시간과 자원이 없는 상태.” 이는 ‘부자’의 반대 개념을 흔히 떠올리던 관념을 뒤흔든다. 저자에게 가난은 통장에서 시작하지 않고 마음에서 시작한다. 같은 돈을 벌어도 어떤 사람은 충만하고 또 어떤 사람은 계속 결핍감을 느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변화 역시 단어는 쉬우나 실제는 어렵다. 사람들은 “변화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변화의 대가를 감당하려 하지 않는다. 저자는 변화의 핵심을 “간절함 + 고통 감내 + 습관화”라고 정리한다. 고통 없이 변화가 있을 수 없으며, 고통이 단발로 끝나면 변화는 버티지 못한다. 습관으로 자리 잡는 순간 비로소 변화는 실체가 된다. 실력에 대한 정의도 흥미롭다. 우리는 실력을 학력, 이력, 경력, 자격증으로 오해한다. 그러나 저자는 실력의 본질을 완전히 다른 곳에서 찾는다. “문제를 명확히 분리하고 우선순위를 정해 실행하는 능력, 적절한 타이밍에 위임할 수 있는 판단력, 상황에 따른 몰입과 유연성.” 여기에는 직책도, 직급도 없다. 누구나 갖출 수 있지만 누구도 쉽게 갖추지 못하는 능력이다.
감정에 대한 새로운 정의도 등장한다. 감정은 비효율이 아니라 “의사결정을 위한 나침반”이다. 감정이 없다면 우리는 판단의 방향을 잃고 선택의 의미도 모호해진다. 이성만으로 움직이는 인간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 감정을 인식하고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 오히려 더 뛰어난 결정을 내린다. 또한 공부의 재정의는 독자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공부는 “해답을 찾는 과정”이 아니라 “해답 없는 질문을 계속 생각하는 훈련”이며 스스로의 확신을 깨고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내면의 진화 행위”다.
이 책은 독자가 ‘말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장치를 지속적으로 배치한다. 말 하나가 새롭게 정의되면 독자는 자연스레 자신의 삶을 비춰보게 된다. 나는 정말 변화할 준비가 되었는가?, 내가 가진 실력은 학력인지, 실행력인지?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감정은 무엇인가?, 왜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가?, 내가 말하는 ‘행복’은 도대체 무엇인가? 결국 책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한 문장으로 귀결된다. “어른은 자기만의 언어를 가진 사람이다.” 이 책은 단순한 개념사전이 아니라 인생의 구조를 다시 짓는 과정을 안내한다.
◆ 저자 소개
한근태
서울에서 태어나 경복고와 서울대학교 섬유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애크런대학교에서 고분자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39세에 대우자동차 최연소 이사로 임명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40대 초반에 돌연 사직서를 제출하고 IBS 컨설팅 그룹에 입사하며 경영 컨설턴트의 길로 들어섰다. 그는 경영 현장에서 2년간 실무를 익힌 후 다시 유학길에 올랐고 핀란드 헬싱키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한국리더십센터(미국 프랭클린사의 한국 파트너) 소장을 지냈다. 지금까지 수많은 기업을 상대로 리더십과 성공 노하우를 주제로 열정적인 강의를 펼치고 있다. 대한민국 주요 기업의 자문과 교육을 병행하며 변화를 갈망하는 CEO들의 멘토로 명성을 쌓고 있다. 3,000번이 넘는 기업에서 강의하고 700명이 넘는 CEO에게 경영 코치를 했다. 삼성경제연구소 SERICEO의 「북리뷰」 칼럼을 15년 넘게 연재했다. 그 외 『DBR』과 『머니투데이』 등에 고정 서평과 칼럼을 연재하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마음을 공부하라』『모든 일에는 다 순서가 있는 법』『고수의 행복 수업』『고수의 유머론』『은유의 문장들』『결혼을 공부하라』『애매한 걸 정리해주는 사전』『재정의』『당신이 누구인지 책으로 증명하라』『역설의 역설』『한근태의 독서일기』『누가 미래를 주도하는가』『한근태의 인생 참고서』 등 다수가 있다.
◆ 차례
서문 당신이 매일 쓰는 말들, 정확히 무슨 뜻입니까?
ㄱ
가난 | 가면 증후군 | 가족 벙커 | 가짜 노동 | 가짜 동기부여 | 가치투자 | 갈등 | 감각 | 감각을 기르는 방법 | 감정 | 거룩 | 거사를 치르다 | 거슬린다 | 걱정 | 건강저축법 | 게으름 | 겸손 | 고민 | 고종명 | 고통 | 공급망 관리 | 공부 | 공부 의지 소멸 | 과잉 친절 | 과학 | 관광 | 관대함 | 관료주의 | 관용 | 관점 | 광고 | 교만 | 교양 | 교양인 | 교육 | 구설수 | 구차함 | 국회의원 | 권력 | 그림자 노동 | 근성 | 글씨 | 기다림 | 기본 | 기부 | 기분 나쁨 | 기쁨 | 기억 | 기업가치 | 기업의 크기 | 기원을 밝히는 일 | 기회비용 | 기획
ㄴ
나눔 | 나는 누구인가 | 나력 | 난독증 | 냉소 | 노년 | 노이로제 | 노화 | 농담 | 농업 | 능력 범위
ㄷ
다각화 | 다이어트 | 다크패턴 | 단념 | 단절 | 대노를 했다 | 대면력 | 대학원 | 대화 | 도덕적 우월감 | 도사 | 도시 | 도시침술 | 도전 | 독각의 경지 | 동반자살 | 두려움 | 디폴트
ㄹ
레버리지 | 레소노미아 | 루틴 | 리스크 | 리추얼 | 린치핀 | 링반데룽
ㅁ
마스크 | 마스터플랜 | 마흔 | 만병통치약 | 말 | 매몰 비용 | 맥도날드 | 맥락 | 머리 | 머리가 좋다는 것 | 메타필링 | 멘탈 | 명문장 | 명성 | 모방 | 목소리 | 무용지용 |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 물 흐르듯 살라 | 미래 예측 전문가 | 미루기 | 미장플라스 | 민족 |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ㅂ
발제 | 밥 세 끼를 제공한다는 것 | 백파이어 이펙트 | 버킷리스트 | 번아웃 | 법인합병 | 변명 | 별다른 고민이 없다고 | 별일 없다고 | 보고 | 보수파 | 보험 | 보험회사 | 복기 | 부 | 부담 | 분류 능력 | 분석 | 불면 | 불안 | 불평 | 불확실성 | 브랜드 | 브랜딩 | 비관적 낙천주의자 | 비만 | 비전 | 비즈니스 | 비즈니스 인사이트 | 비판
ㅅ
사과 | 사랑 | 사이코패스 | 사주 | 사진 | 사축 | 사회적 자본 | 삶 | 삼척동자 | 새로운 것 | 생각한다는 것 | 생산적 | 샤덴프로이데 | 선 | 선물 | 선발자 | 선택 | 설거지 | 설득 | 설화 사건 | 성격 차이 | 성공 | 성실 | 성인 | 성추행 | 세일즈맨 | 센스 | 소박 | 소유 | 소통 | 송무백열 | 송별회 | 쇠약함 | 수다 | 수용력 | 수익 | 수학 | 숙론 | 쉽게 읽힌다 | 스몰토크 | 스승 | 스트레스 | 슬러지 | 슬럼프 | 시 | 시기심 | 시성비 | 시인 | 시작 | 시험을 망쳤다 | 신뢰 | 신명 | 신앙 | 신용카드 | 신용통장 | 실력 | 실용지능 | 실패 | 썸
ㅇ
아우라 | 아이 | 아재 개그 | 악 | 안전지대 | 알고리즘 | 암 | 암송 | 애정결핍 | 약자 | 어른 | 어쩌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 | 언리시 | 언어 | 얼굴 | 엄두 | 에고 | 에디터 | 여행 | 역량 | 열등감 | 영생 | 영적 | 예순 | 예의 | 옹졸함 | 완벽주의 | 용모 | 우울증 | 운 | 운동 | 운명 | 울음 | 웃음 | 워라밸 | 원씽 | 원한 | 웨더링 | 위기 | 유능함 | 유머 | 유물 | 유서 | 유추 | 은퇴 | 음식 문맹 | 이해한다는 것 | 인기 | 인사관리 | 인사이동 | 인색함 | 인센티브 | 일에서 성공하려면 | 일을 잘한다는 것 | 일을 한다는 것 | 일하는 시간 | 일확천금 | 입장 차이
ㅈ
자기력 | 자아 | 자유로운 영혼 | 자존감 | 자존심 | 작가 | 작업 흥분 | 잘 사는 것 | 잡담 | 재능 | 전문가 | 전쟁 | 절제 | 절차탁마 | 정상 | 정상 | 정신적 뻐근함 | 정치력 | 제도 | 제사 | 조용한 사직 | 종교 | 좋은 사람 | 좋은 얼굴 | 좋은 직업 | 좋은 책 | 좋은 피디 | 좌우명 | 주인의식 | 주제 파악 | 죽음 | 준비 | 중독 | 증권중개인 | 증명사진 | 지루함 | 지복점 | 지식 | 지식의 저주 | 지연 | 지혜 | 직관 | 직업 선택 | 진정한 도전 | 진지 | 진짜 아는 것 | 질투 | 집단지성 | 집대성 | 집안 분위기 | 쩍벌남
ㅊ
창고 인생 | 창의성 | 책을 읽는다는 것 | 철학 | 청맹과니 | 청소 | 최고의 경쟁 | 최고의 복지 | 최고의 선물 | 최선 | 최적화 | 추상화 | 추진력 좋은 리더 | 추천 | 축산업 | 출력 | 충고 | 측은지심 | 친구 | 친밀한 관계 | 친일파
ㅋ
카오스 | 카피라이팅 | 커리어 | 커밍아웃 전략 | 컨설턴트 | 콘셉트 | 큐레이션 | 크라우드펀딩 | 클래식 | 키워드
ㅌ
태도 | 테러 | 테플론 정체성 조작 | 토론 | 통찰력 | 투명성 | 투자 | 투지 | 트렌드 | 팀 케미스트리
ㅍ
파고들기 | 판사 | 팔방미인 | 펀딩 | 평등한 사회 | 포샵 | 포퓰리스트 | 폴리매스 | 표정 | 표준화 | 품격 | 프레임 | 필사
ㅎ
하부르타 공부법 | 하이퍼가미 | 하품 | 학문 | 한 | 한 마디도 안 진다는 것 | 한턱 쏜다 | 합리적 사고 | 항복점 | 행복 | 허 | 혁신 | 호사다마 | 호흡 | 홀가분하다 | 화폐 | 화합 | 확증편향 | 황금보다 중요한 것 | 회개 | 후회 최소화의 법칙 | 훈장 | 훌륭 | 희망 사항 | 희생
◆ 본문 속으로
나력
주제 파악이란 말을 좋아한다. 내가 아닌 남의 관점에서 나를 객관적으로 보는 능력이다. 참 어려운 일이다. 회사 내에서의 실력이 그렇다. 대기업에서 일을 잘한다고 생각하던 사람이 중소기업에 가서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그 사람의 실력이 아닌 조직의 실력인데 본인이 착각한 것이다. 반대의 경우도 많다. 잠재력이 있었는데 조직이 바뀌면서 숨은 실력이 나타나는 것이다.
나력裸力은 벌거벗은 힘이란 말이다. 다른 것에 기대지 않은 온전 한 자기만의 실력이다. 조직의 실력이나 누군가의 후광이 아닌 오로지 본인만의 실력이 나력이다. 현재 여러분의 실력은 어떤가? 조직의 실력인가? 아니면 개인의 실력인가? 월급보다 일을 더 잘하는가? 아니면 하는 일에 비해 너무 많은 월급을 받고 있지는 않는가? 지금의 회사를 계속 다니는 게 나을까, 아니면 때려치우고 변화를 주는 게 나을까? 사전에 이를 검증할 방법을 알고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p. 48
루틴
평정심을 유지하고 최상의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 습관적으로 하는 일련의 행동이나 절차를 말한다. 아무 생각 없이 나를 움직이게 하는 것. 하고 싶을 때는 물론 하기 싫을 때도 자동으로 나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다. 자신의 에너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쓰기 위한 수단이다. 좋은 루틴이 있으면 생산적인 삶을 살게 된다. 비범한 사람도 루틴이 없으면 평범해지고 평범한 사람도 좋은 루틴이 있으면 비범 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성공을 위한 킹핀이다. 볼링에서 스트라이크를 위해서는 킹핀을 쓰러뜨려야 한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 그러면 킹핀이 나머지 핀을 건드리면서 스트라이크가 된다. 성공도 그렇다. 성공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자신만의 엄격한 루틴을 만들고 지키는 것이다. 그러면 그 루틴이 도미노처럼 다른 것에도 자극을 주면서 생산성이 확 올라갈 것이다. 책을 쓰고 싶다고? 가장 먼저 루틴을 만들어라. 어디에서 할 것인지, 몇 시에 자고 몇 시에 일어날지, 식사는 어떻게 하고 휴식은 어떻게 취할 것인지……. 그런 것들이 가장 중요하다. 그게 없으면 매번 급한 일로 인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세월이 지난 후 자신이 할 수 없었던 1,000가지 이유만을 반복해서 말하게 된다.
-pp. 66~67
매몰 비용
‘이미 투자해서 회수할 수 없는 비용’이란 것이 경제학에서의 정의다. 투자한 게 아까워 그곳에 계속 머무는 것이다. 몇 년 사귀었는데 내가 원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동안 들인 시간과 비용이 아까워 꾸역꾸역 만나는 연인, 잘못된 투자라는 사실을 뻔히 알아도 손 해를 보면서 계속 그 사업을 하는 기업인, 대학에서 전공을 했다는 이유로 적성에 안 맞아도 관련한 업에 계속 머무는 것……. 이런 게 모두 매몰 비용이다.
내가 생각하는 매몰 비용은 “과거 내가 내린 결정이 미래 내 발목을 잡는 사악한 존재다. 과거에 사로잡혀 미래의 기회를 잡지 못하게 하는 어리석은 행위다. 돈이 아깝다고 시간을 내다 버리는 일이다.” 그럼 어떻게 하란 말인가? 손절매를 권유한다. 두 눈 딱 감고 손해를 감수하고 매몰 비용 따위는 잊는 것이다. 매몰 비용이 아까워 미래를 희생하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p. 74
무용지용
벨기에 출신 프랜시스 앨리스란 예술가가 있다. 그는 온갖 쓸데없는 행위를 하고 다닌다. 예를 들어 스웨터에서 털실을 뽑아내면서 하루 종일 길을 걸어가기도 하고 큰 얼음이 녹을 때까지 하루 종일 얼음을 밀고 다니기도 한다. 샌디에이고에서 길 하나만 건너면 되는 멕시코 티후아나까지 가는데 전 세계를 돌아서 간다. 왜 그런 쓸데 없는 행위를 할까? 그가 내건 구호는 ‘최고의 노력으로 최저의 결과 를 얻자.’라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너무 쓸모 있는 것과 생산적인 일 만 하려 하는데 이런 통념에 대한 저항이다.
노자는 무용지용無用之用을 얘기했다.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키고 정말 똑똑한 사람은 어리석어 보인다는 등의 말이다. 인생이 그런 것 같다. 당시는 쓸모없어 보였지만 그게 정말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다. 정말 똑똑하게 생산적으로 살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 생산성을 종교처럼 받드는 현대인들이 가끔 은 생각해볼 주제란 생각이다.
-p. 78~79
복기
복기復碁는 가지 않은 길을 탐색하는 것이다. ‘만약 이랬다면 어떨까?’ ‘다른 수를 놓았다면 승패가 바뀌지 않았을까?’ 그런 토론이 오 간다. 복기가 중요한 건 대국 후 토론을 통해 상대의 아이디어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전혀 몰랐던 점과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점에 관해 상대방을 통해 알게 된다. 이건 대단한 경험이다. 어떤 계기를 통해 사고의 틀이 와장창 깨지면서 머리가 뻥 뚫리는 경험이다. 다른 사람의 사고 체계를 받아들이면 머릿속에 혁명이 일어난다. 이게 가능해지려면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 누구나 지는 걸 싫어한다. 근데 진심으로 이기고 싶다면 이긴 사람에게 고개를 숙이고 배워야 한다. 하나라도 더 질문해서 그 사람의 아이디어를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아플수록 복기해야 한다. 복기하는 이유는? 예의이기도 하지만 그게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패자는 어떻게든 자신이 패한 원인을 알아야 한다. 집에 가서 끙끙거리는 것보다 눈앞에 있는 사람에게 물어보는 것이 낫다. 승자는 기쁨에 들떠 있고 패자는 억울함과 분함으로 힘들다. 모든 감정을 억누르고 차분한 마음으로 복기하는 것은 힘들다. 특히 패자가 된 날의 복기는 몇 배로 힘들다.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것과 같다. 복기해야 무엇을 잘했고 무엇을 잘못했는지 정확히 알고 넘어갈 수 있다. 복기를 잘해야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는다. 더 좋은 수를 연구해 다음 대국에 활용할 수 있다.
복기는 성찰과 자기반성이다. 겸손과 인내가 필요하다. 프로기사는 공격적 성향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좋은 품성을 가졌는데 복기를 통해 꾸준히 자기성찰을 했기에 그 자리에 올랐다고 생각한다. 수없이 짓밟히다 보면 나라는 존재는 수많은 점 중 하나라는 생각을 하 게 된다. 아파도 뚫어지게 봐야 한다. 아플수록 더욱 예민하게 봐야 한다. 실수는 우연이 아니다. 실수한다는 건 내 안에 그런 어설픔과 미숙함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수를 인정하고 고치지 않는다면 영원한 미숙아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바둑기사 조훈현의 저서 『고수 의 생각법』에 나오는 내용이다.
-pp. 93~94

◆ 책 소개
‘알고 하는 말’을 위한 책!
말을 정확하게 알고 사용하지 않을 때 삶이 모호해진다
“당신이 매일 쓰는 말들, 정확히 무슨 뜻입니까?”
이 책은 일상에서 수없이 오가는 말들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우리는 “변화해야 한다.” “공부가 필요하다.” “행복하고 싶다.” “실력을 기르고 싶다.” 같은 말을 반복한다. 그러나 정작 그 말을 한 사람에게 “그게 정확히 무슨 뜻입니까?”라고 물으면 쉽게 답하지 못한다. 추상적인 말이 습관처럼 입을 떠나지만 그 말의 의미를 스스로 설명해낼 수 없는 상태. 저자는 바로 이 지점을 문제로 삼는다. 말이 흐릿하면 생각이 흐릿해지고 생각이 흐릿하면 행동은 정리되지 않고 삶은 방향을 잃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자신의 경험을 꺼내놓는다. 대기업을 나와 커리어 전환의 길로 접어들었지만 경제적 기반은 허약했고 실적도 보장되지 않았다. 한때는 월 5만 원 용돈으로 버티며 외식조차 마음 편히 할 수 없었던 시절이 있었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그 시절을 지나면서 그는 스스로의 언어를 다시 만들기 시작했다. 가난은 단지 통장의 숫자가 아니라 “원하는 것을 할 여유가 없는 상태”라 새롭게 정의했고 변화는 “고통을 감내하고 습관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마음에 새겼다. 추상적인 단어에 고유한 의미가 생기자 비로소 행동의 방향 또한 달라졌다. 이 책의 출발점에는 이러한 체험적 깨달음이 자리한다.
“단어를 ‘다시 정의’하면 인생의 태도가 달라집니다!”
저자는 300여 개에 달하는 단어를 각각 ‘내가 이해하는 방식’으로 재정의한다. 일종의 개념 사전이지만 백과사전식 정보 전달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한 언어를 독자에게 건네는 방식이다. 평범한 단어가 저자의 손을 거치면 층위가 깊어지고 맥락이 생기고 삶의 기준으로 바뀐다.
가난, 변화, 실력, 공부, 몸, 감정, 갈등, 기회비용, 겸손, 용기, 번아웃, 리스크, 기획, 가족, 성공, 언어, 실수, 후회, 나력裸力, 관용, 선택, 실패, 우울, 사람, 책임, 준비, 성장, 어른 등. 우리가 입에 달고 사는 거의 모든 개념이 이 책에서 다시 펼쳐진다. 예를 들어 가난을 생각해보자. 누구나 돈이 없는 상태를 떠올리지만, 저자는 가난을 이렇게 요약한다. “필요한 것이 많지만 그걸 실행할 시간과 자원이 없는 상태.” 이는 ‘부자’의 반대 개념을 흔히 떠올리던 관념을 뒤흔든다. 저자에게 가난은 통장에서 시작하지 않고 마음에서 시작한다. 같은 돈을 벌어도 어떤 사람은 충만하고 또 어떤 사람은 계속 결핍감을 느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변화 역시 단어는 쉬우나 실제는 어렵다. 사람들은 “변화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변화의 대가를 감당하려 하지 않는다. 저자는 변화의 핵심을 “간절함 + 고통 감내 + 습관화”라고 정리한다. 고통 없이 변화가 있을 수 없으며, 고통이 단발로 끝나면 변화는 버티지 못한다. 습관으로 자리 잡는 순간 비로소 변화는 실체가 된다. 실력에 대한 정의도 흥미롭다. 우리는 실력을 학력, 이력, 경력, 자격증으로 오해한다. 그러나 저자는 실력의 본질을 완전히 다른 곳에서 찾는다. “문제를 명확히 분리하고 우선순위를 정해 실행하는 능력, 적절한 타이밍에 위임할 수 있는 판단력, 상황에 따른 몰입과 유연성.” 여기에는 직책도, 직급도 없다. 누구나 갖출 수 있지만 누구도 쉽게 갖추지 못하는 능력이다.
감정에 대한 새로운 정의도 등장한다. 감정은 비효율이 아니라 “의사결정을 위한 나침반”이다. 감정이 없다면 우리는 판단의 방향을 잃고 선택의 의미도 모호해진다. 이성만으로 움직이는 인간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 감정을 인식하고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 오히려 더 뛰어난 결정을 내린다. 또한 공부의 재정의는 독자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공부는 “해답을 찾는 과정”이 아니라 “해답 없는 질문을 계속 생각하는 훈련”이며 스스로의 확신을 깨고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내면의 진화 행위”다.
이 책은 독자가 ‘말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장치를 지속적으로 배치한다. 말 하나가 새롭게 정의되면 독자는 자연스레 자신의 삶을 비춰보게 된다. 나는 정말 변화할 준비가 되었는가?, 내가 가진 실력은 학력인지, 실행력인지?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감정은 무엇인가?, 왜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가?, 내가 말하는 ‘행복’은 도대체 무엇인가? 결국 책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한 문장으로 귀결된다. “어른은 자기만의 언어를 가진 사람이다.” 이 책은 단순한 개념사전이 아니라 인생의 구조를 다시 짓는 과정을 안내한다.
◆ 저자 소개
한근태
서울에서 태어나 경복고와 서울대학교 섬유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애크런대학교에서 고분자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39세에 대우자동차 최연소 이사로 임명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40대 초반에 돌연 사직서를 제출하고 IBS 컨설팅 그룹에 입사하며 경영 컨설턴트의 길로 들어섰다. 그는 경영 현장에서 2년간 실무를 익힌 후 다시 유학길에 올랐고 핀란드 헬싱키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한국리더십센터(미국 프랭클린사의 한국 파트너) 소장을 지냈다. 지금까지 수많은 기업을 상대로 리더십과 성공 노하우를 주제로 열정적인 강의를 펼치고 있다. 대한민국 주요 기업의 자문과 교육을 병행하며 변화를 갈망하는 CEO들의 멘토로 명성을 쌓고 있다. 3,000번이 넘는 기업에서 강의하고 700명이 넘는 CEO에게 경영 코치를 했다. 삼성경제연구소 SERICEO의 「북리뷰」 칼럼을 15년 넘게 연재했다. 그 외 『DBR』과 『머니투데이』 등에 고정 서평과 칼럼을 연재하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마음을 공부하라』『모든 일에는 다 순서가 있는 법』『고수의 행복 수업』『고수의 유머론』『은유의 문장들』『결혼을 공부하라』『애매한 걸 정리해주는 사전』『재정의』『당신이 누구인지 책으로 증명하라』『역설의 역설』『한근태의 독서일기』『누가 미래를 주도하는가』『한근태의 인생 참고서』 등 다수가 있다.
◆ 차례
서문 당신이 매일 쓰는 말들, 정확히 무슨 뜻입니까?
ㄱ
가난 | 가면 증후군 | 가족 벙커 | 가짜 노동 | 가짜 동기부여 | 가치투자 | 갈등 | 감각 | 감각을 기르는 방법 | 감정 | 거룩 | 거사를 치르다 | 거슬린다 | 걱정 | 건강저축법 | 게으름 | 겸손 | 고민 | 고종명 | 고통 | 공급망 관리 | 공부 | 공부 의지 소멸 | 과잉 친절 | 과학 | 관광 | 관대함 | 관료주의 | 관용 | 관점 | 광고 | 교만 | 교양 | 교양인 | 교육 | 구설수 | 구차함 | 국회의원 | 권력 | 그림자 노동 | 근성 | 글씨 | 기다림 | 기본 | 기부 | 기분 나쁨 | 기쁨 | 기억 | 기업가치 | 기업의 크기 | 기원을 밝히는 일 | 기회비용 | 기획
ㄴ
나눔 | 나는 누구인가 | 나력 | 난독증 | 냉소 | 노년 | 노이로제 | 노화 | 농담 | 농업 | 능력 범위
ㄷ
다각화 | 다이어트 | 다크패턴 | 단념 | 단절 | 대노를 했다 | 대면력 | 대학원 | 대화 | 도덕적 우월감 | 도사 | 도시 | 도시침술 | 도전 | 독각의 경지 | 동반자살 | 두려움 | 디폴트
ㄹ
레버리지 | 레소노미아 | 루틴 | 리스크 | 리추얼 | 린치핀 | 링반데룽
ㅁ
마스크 | 마스터플랜 | 마흔 | 만병통치약 | 말 | 매몰 비용 | 맥도날드 | 맥락 | 머리 | 머리가 좋다는 것 | 메타필링 | 멘탈 | 명문장 | 명성 | 모방 | 목소리 | 무용지용 |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 물 흐르듯 살라 | 미래 예측 전문가 | 미루기 | 미장플라스 | 민족 |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ㅂ
발제 | 밥 세 끼를 제공한다는 것 | 백파이어 이펙트 | 버킷리스트 | 번아웃 | 법인합병 | 변명 | 별다른 고민이 없다고 | 별일 없다고 | 보고 | 보수파 | 보험 | 보험회사 | 복기 | 부 | 부담 | 분류 능력 | 분석 | 불면 | 불안 | 불평 | 불확실성 | 브랜드 | 브랜딩 | 비관적 낙천주의자 | 비만 | 비전 | 비즈니스 | 비즈니스 인사이트 | 비판
ㅅ
사과 | 사랑 | 사이코패스 | 사주 | 사진 | 사축 | 사회적 자본 | 삶 | 삼척동자 | 새로운 것 | 생각한다는 것 | 생산적 | 샤덴프로이데 | 선 | 선물 | 선발자 | 선택 | 설거지 | 설득 | 설화 사건 | 성격 차이 | 성공 | 성실 | 성인 | 성추행 | 세일즈맨 | 센스 | 소박 | 소유 | 소통 | 송무백열 | 송별회 | 쇠약함 | 수다 | 수용력 | 수익 | 수학 | 숙론 | 쉽게 읽힌다 | 스몰토크 | 스승 | 스트레스 | 슬러지 | 슬럼프 | 시 | 시기심 | 시성비 | 시인 | 시작 | 시험을 망쳤다 | 신뢰 | 신명 | 신앙 | 신용카드 | 신용통장 | 실력 | 실용지능 | 실패 | 썸
ㅇ
아우라 | 아이 | 아재 개그 | 악 | 안전지대 | 알고리즘 | 암 | 암송 | 애정결핍 | 약자 | 어른 | 어쩌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 | 언리시 | 언어 | 얼굴 | 엄두 | 에고 | 에디터 | 여행 | 역량 | 열등감 | 영생 | 영적 | 예순 | 예의 | 옹졸함 | 완벽주의 | 용모 | 우울증 | 운 | 운동 | 운명 | 울음 | 웃음 | 워라밸 | 원씽 | 원한 | 웨더링 | 위기 | 유능함 | 유머 | 유물 | 유서 | 유추 | 은퇴 | 음식 문맹 | 이해한다는 것 | 인기 | 인사관리 | 인사이동 | 인색함 | 인센티브 | 일에서 성공하려면 | 일을 잘한다는 것 | 일을 한다는 것 | 일하는 시간 | 일확천금 | 입장 차이
ㅈ
자기력 | 자아 | 자유로운 영혼 | 자존감 | 자존심 | 작가 | 작업 흥분 | 잘 사는 것 | 잡담 | 재능 | 전문가 | 전쟁 | 절제 | 절차탁마 | 정상 | 정상 | 정신적 뻐근함 | 정치력 | 제도 | 제사 | 조용한 사직 | 종교 | 좋은 사람 | 좋은 얼굴 | 좋은 직업 | 좋은 책 | 좋은 피디 | 좌우명 | 주인의식 | 주제 파악 | 죽음 | 준비 | 중독 | 증권중개인 | 증명사진 | 지루함 | 지복점 | 지식 | 지식의 저주 | 지연 | 지혜 | 직관 | 직업 선택 | 진정한 도전 | 진지 | 진짜 아는 것 | 질투 | 집단지성 | 집대성 | 집안 분위기 | 쩍벌남
ㅊ
창고 인생 | 창의성 | 책을 읽는다는 것 | 철학 | 청맹과니 | 청소 | 최고의 경쟁 | 최고의 복지 | 최고의 선물 | 최선 | 최적화 | 추상화 | 추진력 좋은 리더 | 추천 | 축산업 | 출력 | 충고 | 측은지심 | 친구 | 친밀한 관계 | 친일파
ㅋ
카오스 | 카피라이팅 | 커리어 | 커밍아웃 전략 | 컨설턴트 | 콘셉트 | 큐레이션 | 크라우드펀딩 | 클래식 | 키워드
ㅌ
태도 | 테러 | 테플론 정체성 조작 | 토론 | 통찰력 | 투명성 | 투자 | 투지 | 트렌드 | 팀 케미스트리
ㅍ
파고들기 | 판사 | 팔방미인 | 펀딩 | 평등한 사회 | 포샵 | 포퓰리스트 | 폴리매스 | 표정 | 표준화 | 품격 | 프레임 | 필사
ㅎ
하부르타 공부법 | 하이퍼가미 | 하품 | 학문 | 한 | 한 마디도 안 진다는 것 | 한턱 쏜다 | 합리적 사고 | 항복점 | 행복 | 허 | 혁신 | 호사다마 | 호흡 | 홀가분하다 | 화폐 | 화합 | 확증편향 | 황금보다 중요한 것 | 회개 | 후회 최소화의 법칙 | 훈장 | 훌륭 | 희망 사항 | 희생
◆ 본문 속으로
나력
주제 파악이란 말을 좋아한다. 내가 아닌 남의 관점에서 나를 객관적으로 보는 능력이다. 참 어려운 일이다. 회사 내에서의 실력이 그렇다. 대기업에서 일을 잘한다고 생각하던 사람이 중소기업에 가서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그 사람의 실력이 아닌 조직의 실력인데 본인이 착각한 것이다. 반대의 경우도 많다. 잠재력이 있었는데 조직이 바뀌면서 숨은 실력이 나타나는 것이다.
나력裸力은 벌거벗은 힘이란 말이다. 다른 것에 기대지 않은 온전 한 자기만의 실력이다. 조직의 실력이나 누군가의 후광이 아닌 오로지 본인만의 실력이 나력이다. 현재 여러분의 실력은 어떤가? 조직의 실력인가? 아니면 개인의 실력인가? 월급보다 일을 더 잘하는가? 아니면 하는 일에 비해 너무 많은 월급을 받고 있지는 않는가? 지금의 회사를 계속 다니는 게 나을까, 아니면 때려치우고 변화를 주는 게 나을까? 사전에 이를 검증할 방법을 알고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p. 48
루틴
평정심을 유지하고 최상의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 습관적으로 하는 일련의 행동이나 절차를 말한다. 아무 생각 없이 나를 움직이게 하는 것. 하고 싶을 때는 물론 하기 싫을 때도 자동으로 나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다. 자신의 에너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쓰기 위한 수단이다. 좋은 루틴이 있으면 생산적인 삶을 살게 된다. 비범한 사람도 루틴이 없으면 평범해지고 평범한 사람도 좋은 루틴이 있으면 비범 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성공을 위한 킹핀이다. 볼링에서 스트라이크를 위해서는 킹핀을 쓰러뜨려야 한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 그러면 킹핀이 나머지 핀을 건드리면서 스트라이크가 된다. 성공도 그렇다. 성공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자신만의 엄격한 루틴을 만들고 지키는 것이다. 그러면 그 루틴이 도미노처럼 다른 것에도 자극을 주면서 생산성이 확 올라갈 것이다. 책을 쓰고 싶다고? 가장 먼저 루틴을 만들어라. 어디에서 할 것인지, 몇 시에 자고 몇 시에 일어날지, 식사는 어떻게 하고 휴식은 어떻게 취할 것인지……. 그런 것들이 가장 중요하다. 그게 없으면 매번 급한 일로 인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세월이 지난 후 자신이 할 수 없었던 1,000가지 이유만을 반복해서 말하게 된다.
-pp. 66~67
매몰 비용
‘이미 투자해서 회수할 수 없는 비용’이란 것이 경제학에서의 정의다. 투자한 게 아까워 그곳에 계속 머무는 것이다. 몇 년 사귀었는데 내가 원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동안 들인 시간과 비용이 아까워 꾸역꾸역 만나는 연인, 잘못된 투자라는 사실을 뻔히 알아도 손 해를 보면서 계속 그 사업을 하는 기업인, 대학에서 전공을 했다는 이유로 적성에 안 맞아도 관련한 업에 계속 머무는 것……. 이런 게 모두 매몰 비용이다.
내가 생각하는 매몰 비용은 “과거 내가 내린 결정이 미래 내 발목을 잡는 사악한 존재다. 과거에 사로잡혀 미래의 기회를 잡지 못하게 하는 어리석은 행위다. 돈이 아깝다고 시간을 내다 버리는 일이다.” 그럼 어떻게 하란 말인가? 손절매를 권유한다. 두 눈 딱 감고 손해를 감수하고 매몰 비용 따위는 잊는 것이다. 매몰 비용이 아까워 미래를 희생하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p. 74
무용지용
벨기에 출신 프랜시스 앨리스란 예술가가 있다. 그는 온갖 쓸데없는 행위를 하고 다닌다. 예를 들어 스웨터에서 털실을 뽑아내면서 하루 종일 길을 걸어가기도 하고 큰 얼음이 녹을 때까지 하루 종일 얼음을 밀고 다니기도 한다. 샌디에이고에서 길 하나만 건너면 되는 멕시코 티후아나까지 가는데 전 세계를 돌아서 간다. 왜 그런 쓸데 없는 행위를 할까? 그가 내건 구호는 ‘최고의 노력으로 최저의 결과 를 얻자.’라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너무 쓸모 있는 것과 생산적인 일 만 하려 하는데 이런 통념에 대한 저항이다.
노자는 무용지용無用之用을 얘기했다.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키고 정말 똑똑한 사람은 어리석어 보인다는 등의 말이다. 인생이 그런 것 같다. 당시는 쓸모없어 보였지만 그게 정말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다. 정말 똑똑하게 생산적으로 살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 생산성을 종교처럼 받드는 현대인들이 가끔 은 생각해볼 주제란 생각이다.
-p. 78~79
복기
복기復碁는 가지 않은 길을 탐색하는 것이다. ‘만약 이랬다면 어떨까?’ ‘다른 수를 놓았다면 승패가 바뀌지 않았을까?’ 그런 토론이 오 간다. 복기가 중요한 건 대국 후 토론을 통해 상대의 아이디어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전혀 몰랐던 점과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점에 관해 상대방을 통해 알게 된다. 이건 대단한 경험이다. 어떤 계기를 통해 사고의 틀이 와장창 깨지면서 머리가 뻥 뚫리는 경험이다. 다른 사람의 사고 체계를 받아들이면 머릿속에 혁명이 일어난다. 이게 가능해지려면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 누구나 지는 걸 싫어한다. 근데 진심으로 이기고 싶다면 이긴 사람에게 고개를 숙이고 배워야 한다. 하나라도 더 질문해서 그 사람의 아이디어를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아플수록 복기해야 한다. 복기하는 이유는? 예의이기도 하지만 그게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패자는 어떻게든 자신이 패한 원인을 알아야 한다. 집에 가서 끙끙거리는 것보다 눈앞에 있는 사람에게 물어보는 것이 낫다. 승자는 기쁨에 들떠 있고 패자는 억울함과 분함으로 힘들다. 모든 감정을 억누르고 차분한 마음으로 복기하는 것은 힘들다. 특히 패자가 된 날의 복기는 몇 배로 힘들다.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것과 같다. 복기해야 무엇을 잘했고 무엇을 잘못했는지 정확히 알고 넘어갈 수 있다. 복기를 잘해야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는다. 더 좋은 수를 연구해 다음 대국에 활용할 수 있다.
복기는 성찰과 자기반성이다. 겸손과 인내가 필요하다. 프로기사는 공격적 성향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좋은 품성을 가졌는데 복기를 통해 꾸준히 자기성찰을 했기에 그 자리에 올랐다고 생각한다. 수없이 짓밟히다 보면 나라는 존재는 수많은 점 중 하나라는 생각을 하 게 된다. 아파도 뚫어지게 봐야 한다. 아플수록 더욱 예민하게 봐야 한다. 실수는 우연이 아니다. 실수한다는 건 내 안에 그런 어설픔과 미숙함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수를 인정하고 고치지 않는다면 영원한 미숙아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바둑기사 조훈현의 저서 『고수 의 생각법』에 나오는 내용이다.
-pp. 93~94

